한동안 못 들은 말이 있다.
'주인의식을 갖자' 이다. 사장님들이 많이 하시는 말이다.
나도 한때 회사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졌던 적이 있다. 지금은 다 버려버렸다.
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, 아무리 주인의식을 가져봤자. 회사는 내께 되지 않는다.
내께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나. 말짱 헛 소리다.
주인의식을 가지고 정말 집에도 안들어가고 열심히 일했던 적이 있다.
내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했다고 해서 매해 연봉협상할때 연봉이 비약적으로 오르는 것도 아니더라
퇴사할 때 회사 주식 한쪼가리라도 주지 않더라.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봤자 회사는 결코 내께 되지 않고
가족들과 더 멀어지기만 한다. 내께 될 수 없는 것 때문에 내꺼랑 더 멀어지는 이 상황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.
밑에 친구들이나 어린 친구들한테 회사에 주인의식을 가지지 말고 '너의 일에 주인의식을 가져라' 라고 말한다.
최소한 내 생각에 이 둘은 서로 다르다. 일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면 내께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. 일을 하고 일이 내 머리속에 완전히 들어오게 되면 그 때부터는 내꺼다.
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도 않는 온전히, 전부 내꺼가 될 수 있다.
조심해야 할 것은 딱 한가지다. 그 일이 나를 떠날때가 있다. 프로젝트가 끝나거나 내가 다른 팀으로 가거나 혹 퇴사할 수도 있다.
그럼 그 때부터는 더이상 내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없다. 그 동안 내가 해온 내 머리속의 일은 내꺼이지만 내 손을 떠난 일은 더이상 내께 아닌 새로운 일이다. 떠난 애인한테 술먹고 울며 전화를 하는 찌질은 모습 처럼 꼴불견인것 없다.
내 손에 떠난 이상 더이상 내께 아니다 깨끗이 잊자. 그렇지 않으면 나만 피곤해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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