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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한량이 되는게, 보헤미안이 되는게, 거지가 되는게 꿈이었다.


누덕산 꼭대기 평상에 누워 탁주나 마시다 한숨 자고, 자다 일어나 아랫 세상을 보며 


'紅塵(홍진)에 뭇친 분네 이내 生涯(생애) 엇더한고. 

녯 사람 風流(풍류)랄 미찰가 맛 미찰가. 

天地間(천지간) 男子(남자) 몸이 날만한 이 하건마난, 

山林(산림)에 뭇쳐 이셔 至樂(지락)을 모랄 것가. 

數間茅屋(수간 모옥)을 碧溪水(벽계수) 앒픠 두고,

松竹(송죽) 鬱鬱裏(울울리)예 風月主人(풍월 주인) 되어셔라.'


라고 흐느적 거리는게 꿈이었다.

내가 금수저가 아니라 가난한 집 자식이니 이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.

그래도 내가 프로그래머가 coder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.


일단 비전공이다. 대학 4학년 졸업반이 되어서야 C++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.

혼자서...

그리고 요즘 말로 지잡대다. 

대한민국에서는, 어떻게 보면 출신성분은 불가축천민에 가까웠다.

한달만 지나면 만 19년차 개발자이며 coder다.


나름 coder하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며 나름 잘한다는 소리 들으며 일하고 있다.

회사오면 존경해 주는 사람들도 있다. ㅋ~~~

천직까지는 아니지만 coder생활에 대해 만족하고 즐거워하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.


공부에 재능이 없어 지잡대를 갔고 한량같이 빈둥되며 사는게 꿈이었는데

이렇게 평생 공부하면서 살아야 할 직업을 가지게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?

이 정도로 공부할 줄 알았으면 그냥 고등학교때 공부 좀 해서 대한민국에서 

알아주는 직업을 가질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.

아무튼, coder생활 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았다.

그래서

아무튼, 현재 이 생활에 만족하고 즐거워한다.

그리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것이 재미있다.

( 이 즐거움을 학교 다닐 때 알았으면 인생이 바뀌었을까?)


그래도, 한량 되는게 꿈이다. 

Posted by 생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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